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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하세요!

 

건물이
무너지고 있어요!

 

왜 그러니?

 

여기서 뭐 하고 있어?

 

다 대피해야 해

 

라나!

 

라나!

 

빨리 나와

 

- 무슨 일이야?
- 몰라, 어서 대피해

 

라나!

 

빨리 나와!

 

빨리빨리 내려가

 

- 무슨 일이에요?
- 나도 몰라

 

에마드!

 

- 내 아들 좀 업고 나가 줘!
- 곧 올게요!

 

이거 신고 내려가

 

- 같이 올라갈래
- 안 돼, 먼저 나가

 

다 밖으로 나가요

 

호세인은요?

 

당최 내 말을 안 들어

 

호세인

 

일어나, 아들
건물이 무너지고 있어

 

일어나, 호세인

 

에마드, 빨리 내려와!

 

나가세요!
다들 밖으로 나가세요!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해요!

 

왜 다 난리예요?

 

내 안경…

 

내가 챙기마

 

세일즈맨

 

이봐

 

짐 많이 챙기지 마

 

필요한 거
다 있으니까

 

알았어

 

못 찾겠어

 

- 잘 봐
- 이거 실을까?

 

- 그래 줘
- 칫솔만 챙기면 돼

 

챙겼어

 

- 차 문 잠갔어?
- 응

 

열쇠 넣어 줘

 

나 왔어

 

안녕

 

아직 살아 있네

 

잔해 속에서 파내야 하나
걱정했는데

 

세상에, 벽 좀 봐!

 

가스 냄새가 나

 

어젯밤부터 그래

 

빨리 나가야겠다

 

- 왜 올라왔어?
- 전기 차단해, 누전됐네

 

카드 못 찾겠어

 

서류 더미도 찾아봤어?

 

그 방은 안 돼, 위험해

 

맙소사!

 

‘헛간 지붕 위에선
등불 옆에 앉은 여자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고’

 

‘안에선
소 울음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이거 실화예요?

 

아니야

 

하지만
사에디가 쓴 글을 보면

 

분위기와 등장인물이
현실적이야

 

실제라고
착각할 정도로

 

남자가
소로 변하는 게요?

 

거울 좀 보고 살아

 

웃겨 죽겠네

 

어떻게
소로 변하는데요?

 

서서히

 

그 영화, 볼 수 있을까요?

 

좋은 생각이야
다음 시간에 갖고 오마

 

- 뭐니?
- 선생님 연극은요?

 

다음 주 개막이야

 

- 곧 초대하마
- 감사합니다

 

- 제목은요?
- ‘세일즈맨의 죽음’

 

- 읽은 사람?
- 당연히 없죠!

 

진짜로, 읽어 본 사람?

 

누가 쓴 건데요?

 

아서 밀러

 

그건 안 읽었어요

 

좋아

 

잠깐만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지금은 수업 중이라
곤란해요

 

10분 후에
다시 전화 주시겠어요?

 

수동 변속기예요

 

은색 맞아요

 

별말씀을

 

차 파시나 봐

 

무슨 역 맡으셨어요?

 

세일즈맨

 

뭘 파세요?

 

감자

 

보면 알아

 

모델이 뭐예요?

 

- 뭐가?
- 선생님 차요

 

그건 왜?

 

파세요?
안 파세요?

 

쟤 아빠가 교통국 다녀서
딱지 취소 가능해요

 

딱지 끊긴 적
없잖아요

 

이란에서는 왜 BMW를
BMV라고 하죠?

 

뭐라고?

 

이란에서는 왜 BMW를
BMV라고 하죠?

 

모두, 조용

 

질문해서 나쁠 건 없어

 

답은 모르지만

 

좋아

 

다음 시간엔

 

소설 줄거리를
요약해 오도록

 

궁색한 변명 대지 마

 

늦잠을 잤다느니
가족 모임이 있었다느니

 

다리 좀 오므려 주시죠

 

앞에 탄 학생과
바꿔 앉아도 될까요?

 

아빠?

 

안에 누가 있어요?

 

아니
옆집에서 난 소리야

 

욕실에서 난 소리예요

 

아니라니까

 

옆집에서
파티하느라 저래

 

거기 나가도 돼?

 

윌리, 욕조 안에서
뭔가가 움직여

 

프란시스 씨

 

아가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안 돼, 옷 입어야지

 

안 되긴요
어서 돌아가요

 

비프, 여긴 프란시스라고
옆집 사람이야

 

방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어서

 

여기서 샤워 좀
하겠다기에

 

그러라고 했어

 

이제 돌아가요

 

옷도 안 입었는데

 

제발 내 집에서 나가 줘

 

스타킹 준다 해 놓고

 

여긴 없어

 

사이즈 9로 두 켤레 샀잖아
그거 줘

 

어서 갖고 가

 

이렇게 사정할게
좀 나가 줄래?

 

나가라고

 

아무도 없어야 할 텐데

 

알몸으로
나가야 하니까

 

저기…

 

너 혹시…

 

풋볼 하니?
아니면…

 

닥쳐!

 

시아바시!

 

왜 그래, 엄마?

 

갈수록 심해지네

 

사드라, 가자

 

사남, 그냥 넘어가

 

창녀 역할이면
막 대해도 되나 보지?

 

작작 놀려 먹어!

 

그 입 닥쳐!

 

- 가게 놔둬
- 사남

 

최종 리허설이잖아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밤마다 애까지 달고서
추운데도 먼 길을 왔건만

 

같이 일하게 돼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손 치워!

 

사남, 그만 진정해

 

손 치우라고!

 

장난친 거야

 

장난친 거라니까

 

레인코트 입고
들어와서

 

‘옷도 안 입었는데’
이러잖아

 

‘안 돼’

 

얼마나 웃겨

 

붙잡아 와, 진짜 관둘라

 

안 돼, 날 알몸으로
내보낼 셈이야?

 

다 벗고는 못 나가

 

사남!

 

왜 저러나 몰라

 

괜찮은 데 있어?

 

650제곱피트, 3층
엘리베이터 없음, 4만

 

- 어디?
- 아미르 아타박

 

- 뭐 찾아?
- 임시로 살 집

 

안 그러면
여기서 자야 할 판이야

 

내일 시간 있어?

 

- 왜?
- 보여 줄 게 있어

 

좋아, 처음부터 끝까지
가 보자

 

괜찮아?

 

여기서 뭐 하니?

 

야옹아!

 

누구 고양이야?

 

여기 괜찮네

 

바박?

 

이거 벽장이야?

 

어디?

 

아니야

 

침실이야

 

- 너무 작아
- 침실이 두 개야

 

충분할까?

 

두 사람 쓰기엔
차고 넘치지

 

말조심해

 

곧 셋으로 늘지도 몰라

 

라나, 진짜야?

 

아니야

 

- 그럴 줄 알았어
- 왜?

 

잠겨 있는 거야?

 

전에 살던 여자가
짐을 두고 갔어

 

겁내지 마, 야옹아

 

- 언제 나갔어?
- 3주 전에

 

폐허가 따로 없네

 

싹 쓸어버린 다음
새로 짓든가 해야지

 

그렇게 한 결과물이
이거야

 

- 내 친구, 윌리!
- 바박!

 

신의 구원이 있기를
찰리

 

- 방은 언제 비운대?
- 조만간 비워 줄 거랬어

 

주차 공간이 없어서
밖에다 대야 해

 

없이 지내지, 뭐

 

차 팔아서
보증금 내려고

 

- 누가 돈 달라 했어?
- 그렇긴 하지만

 

- 안녕하세요, 살리미 씨
- 안녕하세요

 

샤나자리 씨 같은
이웃은 또 없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바박, 지하실은?

 

저기야

 

- 살리미 씨
- 네?

 

열려 있어

 

세입자 좀
잘 가려서 들여요

 

- 아는 사람들이에요
- 저번에도 그랬죠

 

걱정하지 마세요

 

- 직업이 뭐예요?
- 예술 쪽 일을 해요

 

잘됐네요

 

몇 달은 괜찮겠어

 

집세 내야 해

 

폐 끼치기 싫어

 

웬일로 이번엔
운이 좋네

 

조심해서 올라와

 

- 도와줘?
- 나머지 짐 갖다 줘

 

천장 등 안 건드리게
조심해

 

- 고마워
- 고맙긴

 

- 열쇠 가져갔어?
- 응, 이 방 열쇠

 

조심해서 올라와

 

알리는요?

 

여기 내려놔

 

알리

 

그냥 놔둬
내일 전기공 부르면 돼

 

- 내가 하면 돼요
- 놔둬

 

못 온다고
미리 말을 하지

 

꼭 들를 것처럼
해 놓고선

 

공수표를
날릴 줄이야

 

- 뭐래?
- 몰라, 안 받아

 

다른 전화로 걸어 봐

 

라나, 한번 해 봐

 

그 방에 가구를
들여놔야 해요

 

그렇죠

 

알았어요

 

옆에 있는데
바꿔 드려요?

 

 

이미 다 말한 모양인데

 

그래서?

 

어제 계약하기로 했는데
집주인이 바람맞혔대

 

다른 집 알아본 다음에나
오겠다네

 

당신이 자기 짐에
손대는 게 싫대

 

당신과 말 섞는 것도

 

뭐래?

 

소득 없어

 

갈게, 카티

 

- 알리!
- 알리

 

드라이버 있어?

 

엉망진창이구먼

 

이렇게 많을 줄이야

 

- 정말 괜찮겠어?
- 내가 책임져

 

문밖에 내놓으면 돼

 

- 어디에요?
- 왼쪽에

 

그거 다 치워

 

반대편에 둬

 

라나?

 

짐이 한가득이야

 

옷도 잔뜩 있고

 

말 바꾸고 안 나타난 건
그쪽이야

 

난리 치면?

 

약속 안 지켰잖아
다 치우자

 

무거운 건 안 들래요
밤에 공연 있어서

 

와서 먹어

 

라나

 

이거 콘센트에 꽂아 줘

 

가서 상자 들고 오렴

 

모두들 안녕

 

차 팔아서 생긴
돈이에요?

 

교무실에 놔두고
도서관 사서 불러

 

다음 시간까지
시를 다 외워 오도록

 

안녕히 계세요

 

고맙습니다

 

잘 가렴

 

- 말씀드릴 게 있어요
- 뭔데?

 

요전에
속이 많이 상했어요

 

언제?

 

택시에서 한 아줌마가
선생님을 나무란 날요

 

날 나무랐다고?

 

저한테 자리를
바꿔 앉자고 했잖아요

 

내리신 다음에 말했어요
학교 선생님이라고

 

인기 많은
선생님이라고요

 

- 이름이 뭐지?
- 아민요

 

아민, 잘 알아 둬

 

어쨌든 택시 안에서
내가 실례한 건 맞아

 

남자는 다 같다고
생각할걸

 

아무도 안 죽었으니 됐어
가 보렴

 

- 안녕히 계세요
- 잘 가렴

 

그 여잘
어떡해야 할지

 

누구?

 

그 여자 말이야

 

전화했더니 펄펄 뛰면서
날 협박하는 거 있지?

 

뭐라고 하면서?

 

‘내 짐에 손대면
고소할 거예요’

 

짐 안 젖게 하려고
밤새 고생했어

 

그게 문제가 아니야

 

전에 살던 여자 얘기야?

 

언제 온대?

 

새집 구하면

 

사드라, 엄마한테 와

 

서둘러
5분 후에 관객 입장해

 

에마드

 

공연 후에
검열관들이 와

 

세 구절이 아직
검열 대상이야

 

남아서 얘기 좀 해 줘

 

- 오늘 밤에?
- 응

 

도움이 된다면

 

공연을
중단할 수도 있어

 

- 몇 구절이라고?
- 세 구절

 

난 안 남을래

 

안 기다릴 거야?

 

한밤중까지 갈 거잖아

 

차 가져가

 

- 집 열쇠는?
- 주머니 안에

 

- 공연 잘해
- 자기도

 

슈퍼에 들러서
아침거리 사다 줄래?

 

문 열었으면 사다 줘

 

물비누도

 

난 샤워하고 있을게

 

꼴이 말이 아니야
아직 분장도 안 지웠어

 

빨리할게

 

오래 안 걸려

 

사랑해

 

이따 봐

 

- 더 필요하신 건요?
- 없어요

 

- 카드예요?
- 현금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이사 온

 

윗집 사람인데
문 좀 열어 주시겠어요?

 

고맙습니다

 

라나?

 

라나

 

라나

 

라나, 어떻게 된 거야?

 

나가 주세요

 

밖에서 기다리시면
검사할 때 부를게요

 

나가 주세요

 

- 날 봐
- 이따 부를게요

 

어서요

 

내일 아침에
자물쇠부터 바꾸세요

 

누가 집에
들어왔었나요?

 

그냥 쓰러졌나 했는데

 

자세히는 몰라요

 

위에서
비명이 들렸어요

 

비명이 멈추지 않길래

 

남편한테 가서
보라고 했죠

 

부부 싸움인 줄
알았는데

 

계단을 내달리는
소리를 듣고

 

문제가 생겼단 걸
직감했어요

 

누구였죠?

 

우리가 밖에 나왔을 땐
이미 달아난 후였어요

 

계단 혈흔으로 보아
발을 벴을 거예요

 

잡았다면 산 채로
가죽을 벗겼을 거요

 

올라갔을 때 부인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피가 흥건했어요
내가 옷을 입혔죠

 

그 얘긴 그만하죠

 

그 정도로 끝나길
다행이지

 

이제 응급실에 들어가도
괜찮을 거예요

 

상태도 확인할 겸

 

- 죄송합니다
- 안색이 안 좋아

 

여기 잠깐 앉아요

 

없어진 게 있나요?

 

모르겠어요

 

도둑이 왜
욕실에 들어가겠어요?

 

도둑이 아니면요?

 

그 여자를 찾는
손님이겠죠

 

무슨 여자요?

 

전에 살던 세입자요

 

보통 난잡하게 산 게
아니에요

 

그 여자 만나려고
당신 집에 들렀을 거예요

 

닫지 마
알리가 올 거야

 

괜찮아, 어서 들어가

 

소매 좀 당겨 줄래?

 

고마워

 

스카프 풀어 줄게

 

- 베개 하나 더 줘?
- 아니

 

- 불 꺼 줘
- 끄지 마

 

- 더 필요한 거 있어?
- 아니

 

어디 가, 에마드?

 

어디 가?

 

집에 있을 거야
뭐 시킬 거 있어?

 

문 열어 놔 줘

 

현기증 난다고 하면
연락 줘

 

고마워

 

중간중간
혈압 확인하고

 

- 고마워
- 고맙긴

 

- 아침 차려 줄게
- 아니, 가 봐야지

 

- 먹고 가
- 됐어

 

많이 허기질 텐데

 

넌 여기
남아 있지그래?

 

수프라도 만들어 줘?

 

괜찮겠어?

 

다들 가서 좀 쉬어

 

- 뭐 필요하면 연락해
- 주저하지 말고

 

- 알았어
- 잘 있어

 

여러 가지로 고마워

 

여기 자네 가방

 

카티, 고마워

 

철 문, 알루미늄 문을
싸게 장만하세요

 

여기 와 줘
욕실 들어가게

 

뭐 해?

 

내가 청소할게

 

- 그럼 와서 해
- 물부터 잠가

 

청소 다 하면
들어갈게

 

누가 조사하러
올지도 몰라

 

네?

 

네, 미안해요

 

누구야?

 

이웃집 사람

 

- 용건이 뭐래?
- 갔다 올게

 

미안해요

 

어젯밤엔
크게 신세 졌어요

 

별말씀을요

 

경찰 부르세요
저 차 덕에 범인 잡겠네요

 

그러려고요
주차 장소부터 찾고요

 

그 여자가 떠나서
속이 다 시원했는데

 

저 차 주인을 아세요?

 

찾는 남자가
한둘이 아니었어요

 

증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형사가
찾아오게 된다면요

 

당연하죠
연락처 드려요?

 

- 네
- 난 가 볼게요

 

고마워요

 

뭘요, 그런 인간들은
망신을 줘야 해요

 

912에…

 

거기서 뭐 해?
들어와

 

혼자 있기 무서워

 

어디 갔었어?

 

어제 도와준 이웃들에게
감사 인사 하고 왔어

 

- 다들 뭐래?
- 별거 없었어

 

당신 괜찮은지 묻고

 

극단에 알리진 않았지?

 

 

경찰서에 갈 거야

 

범인 잡으려면
고소장을 내야지

 

어떻게 잡으려고?

 

픽업트럭을 두고 갔어

 

휴대폰도 두고 갔는데
정지를 시켰더라고

 

누구였어?

 

이전 세입자가
어지간히 문란했다나 봐

 

그 여자의 고객 중
하나일 거야

 

그놈 얼굴 기억해?

 

아니

 

얼굴 안 봤어?

 

들어와, 추워

 

컵 이리 줘

 

누가 날
병원으로 옮겼어?

 

이웃 사람

 

누가?

 

몰라, 알 게 뭐야

 

아침 먹고
다시 침대에 누워

 

안 돼, 눈 감자마자
어제 일이 떠올라서

 

어떻게 들어왔어?

 

내가 열어 줬어
당신인 줄 알고

 

욕실에서 나와

 

인터폰으로 문 열어 주고
다시 들어갔어

 

머리 감고 있을 때
인기척이 느껴졌어

 

머리를 쓰다듬길래
당신인 줄 알았어

 

그러다 손을 봤는데
그 뒤론 기억이 안 나

 

라나

 

여보

 

조금이라도 먹어

 

라나

 

여보

 

오늘 밤 공연은?

 

취소했어

 

- 간다고 전화해
- 그 상태로?

 

여기 못 있겠어

 

경찰서에 가자

 

오래 걸릴 수도 있어

 

- 가지 말자
- 뭐라도 해야지

 

사람들 앞에서
구구절절 설명하긴 싫어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자긴 가만히 있어
내가 다 말할게

 

- 가자
- 너무 힘들어

 

농담 아니야, 린다

 

길가를 걷기만 해도
알 수 있어

 

사람들이 날 보고
비웃는 것만 같아

 

왜?

 

왜 당신을 비웃겠어?

 

그냥 날 스쳐 지나가

 

날 무시해
내가 안 보이나 봐

 

린다

 

언제까지 구멍 난 양말만
꿰매고 있을래?

 

열 받게 하려고
작정했어?

 

내가 말하는 동안이라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좋아, 다른 얘기로
넘어가지

 

내 수입 얘기를
해 볼까?

 

노상 그대로야

 

속 터질 노릇이지

 

왜 그래?

 

왜 대사 안 쳐?

 

윌리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내 남편

 

늘 하는 말이잖아
그런 말은 아무 도움 안 돼

 

당신을
만족시킬 수가 없어

 

난 평범한
세일즈맨이니까

 

하찮은 존재라고!

 

노력해도
이 모양이지

 

왜 울어?

 

기다려, 어디 가?

 

린다, 돌아와

 

죄송합니다

 

공연을 잠시
중단하겠습니다

 

아내 몸이
안 좋아서요

 

10분 쉬었다가
재개하겠습니다

 

할 수 있겠어?

 

이 상태론 불가능해

 

공연 취소할 방법
찾아봐

 

옆방에 가서
좀 누워 있겠어?

 

여기서 쉴 수 있게
자리를 비켜 주자고

 

사남

 

갈게요

 

필요한 거 있어?

 

카티

 

공연 취소됐다고
알려

 

뭐라고 말해?

 

어떻게 된 거야?

 

날 보는 한 관객 시선이
거슬렸어

 

당신 보러 온
사람들이잖아

 

그 남자 눈길이 그랬어

 

못 봤다고 했잖아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도움이 필요해

 

바박, 나 좀 봐

 

알았어

 

이따 얘기해

 

좀 나아졌어?

 

궁금한 게 있어

 

이전 세입자 얘기
왜 숨겼어?

 

- 그건 왜?
- 우린 친구잖아

 

무슨 일 있어?
자네와 무슨 상관이야?

 

온 동네 사람이
우리 집을 알더군

 

누가 그래?

 

말한 사람 없어

 

왜 짐 가지러
안 오는 거지?

 

자넬 돕고 싶었어

 

여기서 잘 뻔한 거
벌써 잊었나?

 

그래서
그 여자 정체를 숨겼어?

 

숨기다니?

 

경고라도 할 것이지

 

뭐에 대해서?

 

그 뜬소문을 알았다면
이 집에 들어왔겠나?

 

뭔 일 있었어?

 

나 가요, 바박

 

곧 갈게

 

가서 라나 꼴을 보면
감이 올 거야

 

샤워하다
미끄러졌다며

 

애 낳을 수도 있단
얘기도 했는데

 

언질도 안 줘?

 

농으로 한 말이었잖아

 

진담이었으면
말해 줬을까?

 

뭘 말해?
대체 왜 이래?

 

내 입장에서 생각해 봐

 

얼마나 많은 남자가
침실을 들락거렸겠어?

 

꼭 거기서
안 살아도 돼

 

수표도 그대로 있어

 

자네 입맛에 맞는 사람이
살던 집 찾으면

 

그때 나가든가

 

하고 싶은 대로 해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샤나자리 부인

 

미끄러우니 조심하세요
물기가 많으니

 

실은 이번 주 초에
청소부한테 연락해서

 

계단 청소를
부탁할 뻔했어요

 

경찰서에 간다길래

 

지우면 안 되겠다
싶었죠

 

큰일도 아니었는걸요

 

사건 직후 아내 상태를
직접 못 봐서 그래요

 

봤다면 그런 말 못 하지

 

알리모라디 씨 말이
문을 열었을 때

 

당신 아내가
죽은 줄 알았대요

 

내 안부 전해 줘요

 

일어나, 빵 꺼내 놨어

 

- 나 갈게
- 잠깐만

 

나랑 같이 나가

 

어디에?
학교 갈 건데

 

차 안에 있을게

 

오래 걸릴 거야

 

그럼 가지 마

 

- 뭐?
- 오늘은 가지 말라고

 

내일이랑 또 모레는?
그런다고 해결 안 돼

 

이 집에 혼자 못 있겠어

 

이 집에
혼자 있기 싫어

 

그럼 어떡해?

 

친정에 며칠
지내다 올래?

 

이 꼴로?

 

아침에 마음 정했어

 

경찰서 갈 거 아니면
이 일을 아예 잊기로

 

좋아, 잊는 대신
오늘 다른 집 구하자

 

그럴 거야

 

하지만 그 전에

 

당신 마음 좀 추슬러

 

알아서 하라고?

 

약이라도 좀 먹어
그날 일 곱씹지 말고

 

할 수 있지?
들어가서 샤워해

 

밖에 서 있을 테니까

 

저 욕실에선 안 해

 

- 그럼 친구 집에 가자
- 샤워하자고 친구 집에 가?

 

그럼 뭘 어쩌라고?

 

이렇게
변덕을 부리는데

 

밤엔 가까이 오지 말래고
낮엔 가지 말라 붙잡고

 

- 어쩌라는 거야?
- 가 봐

 

당장은 집 못 구해

 

집 구할 때까지
샤워 안 할 셈이야?

 

여보

 

이만하길
다행이라 생각해

 

눈을 다쳤거나
머리를 더 세게 찧었으면

 

어쩔 뻔했어?

 

더 세게 안 찧은 게
한스러워

 

그런 말 하지 마

 

좀 비켜 봐

 

에테사미 선생님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어쩐 일이세요?

 

예가네 선생님이
이 책들을 돌려주라네요

 

조용!

 

뭐가 그리 웃겨?

 

왜죠?

 

학생들에게
부적합하대요

 

조용!

 

예가네 선생님이
그렇게 말했어요?

 

갖다 버리세요

 

- 왜요?
- 그렇게 하세요

 

- 휴대폰 이리 내
- 없는데요

 

- 내놔
- 없어요

 

잠깐만요

 

이리 내

 

- 안 찍었어요
- 직접 봐야겠어

 

지웠어요

 

달라니까

 

제 개인 사진들이에요

 

손 치워

 

너무하세요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다 개인 사진이에요

 

아까 찍은 건
지웠어요

 

맹세코 지웠어요

 

인터넷에 올려
선생님 영화보단 나아요

 

입 다물어
쫓겨나기 싫으면

 

- 용서해 주세요
- 조용히 해

 

얘기 중인 거 안 보여?

 

지웠어요

 

제발요

 

아버지한테 네 사진 보러
학교 오시라고 해

 

돌아가셨어요

 

오셨어요, 아빠?

 

그 장난감도
사 오셨어요?

 

열쇠 찾느라
늦었어요

 

괜찮아요

 

서로 번거롭지 않게

 

보일러 옆에
놔두지 그래요

 

남편한테
주차에 신경 쓰라 할게요

 

부인이 매번 내려올 일
없게 하려는 거예요

 

내 주차 공간을
두어 시간 써요

 

다른 데를 찾을게요

 

그래도 되고요

 

놔두세요
내가 주차할게요

 

경찰서에 안 가기로
했다더군요

 

 

생각 잘했어요
가 봤자죠, 뭐

 

놈을 집에 들인 사실만

 

증명하게 될 텐데

 

거기다 재판까지 가면
온갖 얘기가 나올 거예요

 

다 헛수고예요

 

놈이 차를 가지러 올 테니
오면 알려 줘요

 

면상이나 구경하게

 

내 차 빼서 나가면
그 자리에 대세요

 

그렇게 할게요

 

고마워요, 또 봐요

 

 

- 별일 없지?
- 자넨?

 

라나 왔어?

 

- 같이 안 있어?
- 따로 움직여

 

그놈은 잡았어?

 

무슨 놈?

 

자네 이웃들이
바박과 얘기했어

 

- 여기 있어?
- 바박?

 

응, 안에

 

- 왔어?
- 응

 

왜 말 안 했어?

 

- 뭘?
- 어떤 놈이 왔었다며?

 

라나는 어때?

 

이웃한테
들었을 거 아니야

 

다들 걱정이 많아

 

별일 없었다고 전해

 

왜 그놈 픽업트럭을
주차장에 세워 뒀어?

 

집 구하는 대로

 

떠날 거라고도
전해 줘

 

내가 자네들 떠나게
그냥 둘 것 같나?

 

이전 세입자와
자리 만들어 줄래?

 

- 그건 왜?
- 할 말이 있어서

 

왜 그랬는지 궁금해

 

뭘 했길래?

 

뭔 짓을 했냐고?

 

그놈을 보냈잖아

 

왜 그런 짓을 하겠어?

 

그 여자가
협박했다면서?

 

그런 여자 아니야

 

자기 짐을
둘 데가 없어서

 

홧김에 한 말일 뿐이지

 

- 안녕
- 왔어?

 

 

좀 나아졌어?

 

응, 고마워

 

당신이 말했어?

 

아니

 

근데 어떻게 알아?

 

이웃이 전화했다나

 

나도 몰라

 

에마드, 와서 분장 받아

 

내 의상이 안 보여

 

카티로 교체됐어

 

아무 말 안 했어?

 

내가 무슨
발언권이 있어?

 

연출자가
그렇게 정했는데

 

할 수 있으면 분장실로 가
내가 설득할게

 

그럴 거 없어

 

집은 좀 봤어?

 

아니, 가 봐야지

 

- 시간 날 때
- 시간 날 때 간다고?

 

이 지옥을 겪는 동안
당신은 뭘 했어?

 

경찰서도 못 가게 했잖아

 

대체 교사 찾을 거라고
큰소리만 쳤지

 

안 구해지는 걸 어째

 

아줌마?

 

응?

 

왜 오늘 밤엔
공연 안 해요?

 

몸이 좋지 않아서

 

그럼 여긴 왜 왔어요?

 

집에 있으면
따분하니까

 

네?

 

집에 있으면
심심하거든

 

난 여기 있으니까
심심한데

 

아줌마 집에
같이 갈래?

 

스폰지밥 DVD
있어요?

 

없는데 사면 돼

 

내일은 무대로
돌아와 주라

 

난장판이야
다 엉망으로 하고 있어

 

왜?

 

모두 당황한 거지

 

자기가 해야 해
돌아와 줘

 

- 아줌마네 가도 돼?
- 안 돼

 

허락해 줘
나 혼자 있잖아

 

내일 데리고 올게

 

안 돼

 

애 아빠가 내일 밤에
데리고 갈 거라서

 

우리 집에 와서
데려가라고 해

 

- 가고 싶니?
- 응

 

말 잘 들을 거야?

 

그럴 거야

 

차 가져갔다고
에마드한테 전해 줘

 

애 소지품 챙겨 줄게

 

- 화장실 갈래요
- 빨리 들어가

 

누구 자전거예요?

 

어떤 애가 타던 거야

 

어디 있어요?

 

딴 데로 떠났어

 

어디로요?

 

어디로 갔어요?

 

다른 집에 갔어
화장실은?

 

- 가야죠
- 저쪽에 있어

 

반대쪽에

 

근데…

 

어두워요

 

있어 봐

 

안에 무서워요

 

들어와

 

지금 안 눌래요

 

도와줄게

 

아뇨, 나가 주세요

 

혼자 할게요

 

부끄러워서 그래?

 

혼자 할 수 있니?

 

수염에
색칠하고 있어요

 

네?

 

올라와

 

누구예요?

 

에마드 아저씨

 

우리 아빠 오면
저 여기 없다 해 주세요

 

왜?

 

엄마가 좋거든요

 

알았어

 

- 라나?
- 왔어?

 

픽업트럭이 안 보여

 

밖에다 대 놨어

 

왜?

 

때마다 자리 옮기기
지겨워져서

 

안녕하세요

 

안녕, 우리 꼬맹이

 

- 열쇠는?
- 자기가 놔둔 데

 

재미있니?
여기서 보니 좋구나

 

편하게 있어

 

- 안에 들이지 마
- 빨리 올게

 

에마드, 에마드

 

오늘 밤엔
그냥 밖에 두자

 

거하게 차렸으니까
옷 갈아입고 나와

 

부탁이야

 

이륙할 준비 되셨습니까
승객 여러분?

 

사드라

 

네?

 

에마드, 밥 먹어

 

갈게

 

가서 손 씻고 와

 

깨끗한데요

 

다시 씻고 와

 

아주 진수성찬을
차렸네

 

맛있어 보여

 

일류 요리사 솜씨야

 

손대지 마

 

‘라나, 어디 있어?’

 

‘사드라, 빨리 와’

 

‘여기 왔어요’

 

나 빼고 둘이서
시내를 휩쓴 거야?

 

산책도 하고 쇼핑도 했어

 

스폰지밥은
못 찾았어요

 

저런!
‘걱정하지 마, 패트릭’

 

‘너랑 나랑은 언젠간
다시 만날 테니까’

 

봤지, 스폰지밥?

 

라나가
파스타를 만들었어

 

- 더 줄까?
- 아뇨, 괜찮아요

 

먹고 더 먹으렴

 

고마워

 

냠냠 파스타

 

- 맛있게 먹으렴
- 맛있게 드세요

 

- 일류 요리사 솜씨예요
- 그렇지?

 

공연은 어땠어?

 

아주…

 

형편없었어

 

한심할 정도로

 

그랬구나

 

자기가 없으면
그렇게 돼

 

카드 찾았어?

 

아니

 

- 그럼 뭐로 샀어?
- 자기 돈으로

 

무슨 돈?

 

서랍에 있던데

 

왜?
맛이 별로야?

 

맛이 없어요?

 

먹지 마

 

왜?

 

그놈이 두고 간 돈이야

 

사드라

 

있잖니

 

- 피자 좋아하니?
- 네

 

한 판 주문할게
그건 먹지 마, 안 좋아

 

감자튀김도
시켜 줄까?

 

아이스크림도?

 

안녕
시간 날 때 전화 줘

 

여보세요, 엄마?

 

엄마?

 

언제…

 

여보세요, 아후?

 

거기 있어?

 

세 번째로 거는 거야

 

아후
나야, 바박

 

아후

 

아후

 

거기 있어?

 

없구나

 

그래

 

집에 오면 전화해

 

늦어도 상관없어

 

뭐 해?

 

그냥 있어

 

얼른 자

 

벌써 이틀째야

 

잠이 안 와

 

그 여자 편지를 왜 봐?
사적인 건데

 

어떤 놈인지
알아내려고

 

알아서 뭐해?
실수였다고 말할 텐데

 

실수?

 

벨을 눌러서
문을 열어 줬거든

 

그 여자인 줄
알았을 거야

 

실수를 깨달은 후에도

 

왜 안 갔을까?

 

샤워실에
여자가 있었어

 

- 그걸 어떻게 알고?
- 여자 옷을 봤으니까

 

인터폰이 울렸을 때

 

누구냐고 물어봤다면

 

올라올 일도 없었어

 

좋아, 이웃집 돌면서
사람들에게 설명해

 

누군지 안 물어봤다고

 

- 그 사람들한테 왜?
- 잘못 알고 있으니까

 

그게 그렇게 중요해?

 

무슨 뜻이야?

 

- 픽업트럭이 안 보여
- 뭐?

 

죄송해요

 

어디 있었는데?

 

- 저기
- 미안해요

 

- 어디에 대 놨어?
- 저기

 

- 저기?
- 푸조 세워져 있는 자리

 

가져갔군

 

놈을 찾아야 해

 

운전 똑바로 해!

 

속도 낮춰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고집부리지 말고
목욕탕 가자

 

금방 끝나, 기다려 줘

 

- 하산푸르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안녕

 

잘 지내지?

 

아빠가
교통국 직원이라고?

 

은퇴하셨어요
왜요?

 

아내가
뺑소니를 당했어

 

- 큰 사고는 아니죠?
- 다행히도

 

픽업트럭 차량 번호로

 

차 주인 주소를
알아낼 수 있니?

 

아빠 동료가 있으니까요
차량 번호만 주세요

 

신고부터 하시고요

 

경찰이 나설 정도로
큰 사고는 아니야

 

아빠한테
바로 연락할게요

 

펜하고 종이 좀

 

내 밑에서 일해

 

그게 무슨 소리야?
직장 있는 사람한테

 

왜 매주 여길 찾아와?

 

찾아오는 게 싫다면…

 

일자리를
제안하는 걸세

 

자네 밑에서 일할 마음
눈곱만큼도 없어!

 

저리 가, 찰리

 

언제 철들 거야?

 

작작 좀 해, 찰리

 

무식쟁이 주제에
뭘 안다고 나서?

 

네까짓 게 뭐라고

 

한 번 더 그딴 말 하면
얻어터질 줄 알아!

 

네놈 돈은 필요 없어

 

쥐새끼 같은 놈

 

정신 나갔어?

 

뭐가?

 

없는 대사를 쳤잖아

 

어떤 대사?

 

문제가 있으면
말을 해

 

무대에서
쥐새끼라 부르지 말고

 

대놓고
인신공격을 하다니

 

열 받았나?

 

당연하지

 

다음엔 사람들 앞에서
대응할 거야

 

인신공격하는 게
쥐새끼지

 

몰랐어

 

실례할게

 

빵집

 

뭐 드릴까요?

 

바게트 두 개요

 

- 잘라 드려요?
- 네

 

- 어르신 트럭이에요?
- 왜요?

 

주차 단속을
하고 있더라고요

 

마지드, 차 딴 데다 대

 

딱지 끊게 생겼어

 

소옐, 차 열쇠 줘

 

안녕히 계세요

 

잘 가게

 

여기요

 

물 한 병 마실게요

 

본인 픽업트럭이에요?

 

 

이삿짐
옮겨 줄 수 있어요?

 

배달용이라서요

 

나중에요

 

이삿짐 배달은 안 해요

 

- 이번 주말엔요?
- 바빠요

 

이삿짐센터 가세요

 

책이랑 그림을
옮길 거라서

 

뻥 뚫린 트럭 말고
덮개가 있는 게 좋아요

 

시간이 안 나요

 

부르는 대로 줄게요
배달만 잘해 준다면

 

못 한다니까요

 

마지드, 부탁 들어 드려

 

연락처 주면
내가 전화할게요

 

부탁할게요

 

마지드, 그렇게 해 드려

 

조심해서 옮겨요

 

거기서 뭐 하니?

 

이리 오렴

 

조심해서 살살 옮겨요

 

와서 차 마시라고 해

 

고마워

 

따뜻할 때 마셔

 

어디로 옮기게?

 

당분간 부모님 주차장에
보관하려고

 

그 여자는 안 와?

 

집이 쉽게
안 구해지나 봐

 

바박이 그 여자 짐
옮기러 왔어

 

그래서?

 

둘이 틀어졌어?

 

아니, 그 여자 짐
가져가라고 해

 

라나?

 

마지드 맞죠?
나예요, 에테사미

 

지금 한가해요?

 

금요일엔요?

 

 

누구세요?

 

올라오세요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이삿짐이 있다고요?
마지드가 보내서 왔어요

 

들어오세요
마지드는요?

 

바빠서
날 대신 보냈어요

 

먼저 가세요

 

계단 얘기는 없었는데…

 

심장이 안 좋거든요

 

엘리베이터 고장 났다고
말씀드릴걸 그랬어요

 

엘리베이터도 못 타요

 

물 한 잔
부탁해도 될까요?

 

도와줄 사람 있어요?

 

몇 상자 안 돼서
둘이 옮기려고 했어요

 

녀석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 아드님인가요?
- 사위예요

 

아들 같은 놈이었죠

 

막 이사를 해서
잔이 하나도 없어요

 

그럼 그냥 마시죠, 뭐

 

상자는 어디 있나요?

 

침실에요

 

일손이
더 필요한지 봅시다

 

전화하세요
근처면 가서 데려올게요

 

누굴요?

 

어르신 사위요

 

결혼식에 쓸 물건 사러
같이 나갔어요

 

건물 관리인 없어요?

 

네, 아무도
안 살거든요

 

벽이 무너져서
다 대피했어요

 

우리 깔려 죽는 거
아니죠?

 

일손이 더 필요한지부터
따져 봅시다

 

어르신

 

앉으세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이건 내 일이 아니라오

 

당신이 계속 부탁해서
마지드가 날 보낸 거요

 

옮길 짐이나 줘요

 

짐 옮기는 건 됐고

 

일단 앉으세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심각한 일은
아니겠죠?

 

안 지는 얼마나 됐어요?

 

- 내 사위 놈을?
- 네

 

- 그건 왜요?
- 잘 아는지 가늠하게요

 

내 딸내미와
2년 사귀었어요

 

뒷조사는 해 보셨어요?

 

녀석을 잘 알아요?

 

아는 걸 말해 봐요

 

우리 부부가 새 아파트로
이사를 했는데

 

전에 살던 세입자가

 

아는 남자가 많은
여자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밤

 

집사람 혼자 있을 때

 

어떤 잡놈이
우리 집에 들어왔어요

 

그 여자를
보러 온 거죠

 

아내는 욕실에 있었고
놈은 그리로 들어갔어요

 

누가요?

 

어르신 사위 놈요

 

내 사위였다는 건
어떻게 알죠?

 

아내가 소리를 지르자

 

트럭 가져가는 것도 잊고
황급히 달아났어요

 

차주를 추적해서
놈이 일하는 데로 갔죠

 

놈의 친구들 앞에서
잡을까도 생각했어요

 

공개 망신을 주려고요

 

근데

 

차마 못 했어요

 

- 그 차는 여럿이 써요
- 그래서 직접 만나서

 

그 친구 짓인지 아닌지
알려는 거예요

 

그럴 녀석 아니에요

 

그놈 짓이 확실하다면
파혼시킬 거요

 

아내 상태는 어때요?

 

저런…

 

오늘 저녁에
얘기해 보리다

 

전화해서 부르세요

 

누구 짓인지는
알아내야죠

 

집사람, 딸과 함께
결혼식 물건 사러 갔어요

 

일단 전화하셔서

 

그날 밤 누가 차를 썼는지
물어보세요

 

언제였길래요?

 

2주 전요

 

알았어요

 

오늘 밤에
녀석에게 물어보리다

 

지금 물어보고 싶어요

 

지금 당장
물어보고 싶다고요

 

전화하세요

 

녀석 연락처를 몰라요

 

제게 있어요

 

이리 오라고 하세요

 

그 친구 일터에
갈 일 없게

 

그 녀석 짓인지부터
가려야죠

 

내가 먼저
얘기해 볼게요

 

거부하시면
제가 겁니다

 

그렇게 할까요?

 

걸어 드릴게요

 

마지드?
나일세, 장인

 

지금 어디야?

 

맞아, 그 손님 집일세

 

옆에 누가 있나?

 

혼자 있을 때 전화 줘

 

얘기할 게 있어

 

내 휴대폰으로

 

나도 몰라
모즈간한테 물어보게

 

알았어

 

별일 아니야

 

끊음세

 

혼자 있을 때
연락할 거요

 

무슨 일 하세요?

 

마지드 차를
타고 다니며

 

저녁에 길가에서
옷을 판다오

 

심장이 약해서
낮엔 안 나가요

 

그건 그렇고

 

어떻게 예비 사위의
연락처를 모르시죠?

 

그냥요

 

입력한 게 몇 개 안 돼요

 

혹시
휴대폰 바꾸셨나요?

 

아뇨

 

그 친구는 어르신 번호를
왜 모르죠?

 

딴 사람한테
물어보라고 했죠?

 

나도 잘 모르겠어요

 

충격이 너무 커서
나 자신도 모르겠어요

 

- 잠깐만요
- 잠갔어요?

 

잠깐만 있어 보세요

 

신발 좀
벗어 보시겠어요?

 

그건 왜요?

 

발을 보려고요

 

자네 아버지뻘 나이야
빨리 문 열어!

 

알았으니까
흥분하지 마세요

 

신발 벗으면
보내 드릴게요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이 문 열게!

 

이리 오세요

 

잠깐만 와 보세요

 

앉아서 신발 벗으세요

 

앉으세요

 

앉으시라고요

 

어서요

 

- 벗으세요
- 몸이 안 좋아

 

도와 드릴게요

 

내가 벗음세

 

반대쪽도요

 

알았네

 

양말도요

 

- 왜 이러는 건가?
- 벗으세요

 

제가 할게요

 

제가 벗길게요

 

그래, 시아바시

 

아니

 

지금은 바빠

 

몇 신데?

 

오래 안 걸려
걱정하지 마

 

집사람은
따로 갈 거야

 

볼일이 있어서

 

응, 괜찮아

 

이따 봐

 

맹세코 누굴 헤칠
생각은 없었네

 

그 여자가
거기로 오랬어요?

 

한 달간 문자를 보냈어

 

‘픽업트럭 갖고 와 줘요
부탁할 게 있어요’

 

난 이렇게 답장했어

 

‘미안하지만
몸이 좀 안 좋아서 못 가’

 

짜증이 났는지

 

문자를 해도 답이 없고
전화를 해도 안 받더군

 

삐친 거지

 

그날 밤
화해하려고 들렀었어

 

이사 간 거 몰랐어요?

 

하늘에 맹세코 몰랐어

 

집 안에 들어섰을 때

 

예전과 달라졌다는 걸
알았을 텐데요

 

엉망이긴 했지만
내가 사 준 자전거가 있길래

 

이사 가나 보다 했지

 

사실을 말하면
보내 줄게요

 

새 세입자가
이사 온 줄 알았다면

 

욕실에 남자가 있을까 봐
겁냈겠지

 

아내 옷이
침대에 있었어요

 

못 봤네

 

혼자 있는 여자가
문까지 열어 주니…

 

옷은 못 봤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야
집에는 아무도 없더군

 

자네 아내가
날 집에 들인 걸세

 

왜 문을 열어 줬겠나?

 

저인 줄 안 거죠

 

솔직히 털어놓음세

 

욕실에 들어가
이름을 부른 순간

 

소리를 지르길래

 

- 그길로 달아났어
- 들어갔었네요

 

안 들어갔어

 

- 그럼 발을 다친 건요?
- 나도 몰라

 

아래층에서 발이 아팠어
계단에서 다쳤을 거야

 

- 아내가 거짓말했다?
- 내가 들어왔다던가?

 

아내가
유리를 안 깼으면

 

대체 뭔 짓을
하려고 했어요?

 

맹세컨데

 

내 실수를 깨닫자마자
달아났어

 

아내한테 물어보게

 

여기 있을 테니 데려와

 

무슨 말 하라고요?

 

이젠 어르신 부인께
말할 차례예요

 

전화해서
여기로 불러요

 

- 왜?
- 부인께 다 말하세요

 

맹세코
욕실엔 안 들어갔어

 

됐고!

 

부인께 거기에 간 이유를
설명하세요

 

전화하세요

 

휴대폰 꺼내세요

 

전화하시라고요

 

내 가족 앞에서
망신 줄 생각 마

 

전화하세요

 

- 곧 딸애 결혼식일세
- 아버지 실체를 알려야죠

 

사위한테 다 폭로할 거예요
장인 실체를 알 수 있게

 

당신 없어도 돼요
가세요

 

사위한테 전화해서
말하면 되니까

 

좀 내버려 둬!

 

사람 살려!

 

닥쳐요

 

문 열어!

 

죽을지도 몰라!

 

- 시끄러워요
- 열어!

 

기절할지도 몰라!

 

문 열어!

 

문 열어!

 

폐소공포증이 있어!

 

제발 이 문 열어!

 

불이라도 켜 줘

 

여보

 

용서해 줘

 

차마 못 울겠어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이해가 안 돼, 윌리

 

날 도와줘

 

당신이
여행을 떠난 것만 같아

 

자꾸 기다리게 돼

 

윌리

 

마지막 달 치
주택 대출금을 갚았어

 

바로 오늘

 

근데 집에 아무도 없어

 

이제 빚을 다 털었는데

 

드디어 자유로워졌는데

 

문 잠그고
열쇠 갖고 있어

 

일어나요

 

어서요

 

잠깐만요

 

여기 앉아요

 

침실에 가 있어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알아요?

 

내 아내예요

 

계속 잡아뗄 거예요?

 

용서해 주게

 

대답하세요

 

내가 잘못했네

 

욕실에
왜 들어갔어요?

 

마음이 동했어

 

에마드

 

어쩔 셈이야?

 

가족을 불렀어

 

저 사람 부인한테
알리려고

 

복수하는 것밖에 안 돼

 

그냥 보내 줘

 

내가 알아서 해

 

여기 그대로 있어

 

어디 가요?

 

몸이 너무 안 좋아
보내 주게

 

가족이 오고 있어요

 

사위가 전화했길래
불렀어요

 

사모님도 같이

 

지금 오고 있으니까
앉아요

 

제발 날 보내 주게

 

가족한테 다 털어놓으면
보내 줄게요

 

이렇게 빌게

 

부인

 

날 용서해 줘요

 

가족이 오기 전에
보내 줘요

 

결혼한 지 35년 됐어

 

어서 가 보세요

 

앉아 있어요

 

보내 드려

 

갈 거야

 

가족이 오면 같이

 

- 앉아 있어요
- 봐주게

 

- 가세요
- 앉아요

 

내 애들은…

 

- 보내 드려
- 당신은 빠져

 

앉아요

 

앉으라니까요

 

거기 앉아요

 

왜?

 

왜 전화했어?

 

이를 어째?

 

에마드!

 

드시는 약이 있나요?

 

주머니엔 없어요

 

지금 어디예요?

 

아니요
최대한 빨리 오세요

 

알았어요

 

- 구급차야?
- 아니, 영감님 가족

 

내 말 들리세요?

 

맥박은 뛰어?

 

심장은 뛰고?

 

제발 좀 진정해

 

- 어디 가?
- 영감님 차에 약 가지러

 

어르신

 

내 말 들려요?
입 벌리세요

 

내 말 들리세요?

 

좀 나으세요?

 

호흡하세요

 

좀 나아졌어요?

 

이제 나아졌어

 

구급차 안 불렀지?

 

응, 죽었을까 봐
겁나서

 

잠깐만

 

가족한테 폭로하는 순간
우리 관계도 끝이야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더군요

 

어서 오세요, 장모님

 

먼저 가
난 다리가 아파서

 

여보

 

여기 계세요

 

아버님

 

좀 어떠세요?

 

- 마지드
- 여기야

 

아빠

 

다행히 괜찮으셔

 

괜찮으신 거예요?

 

괜찮아 보이네요
사람 놀라게 하시곤

 

네 엄마는?

 

- 오고 계세요
- 올라오지 말라고 해

 

곧 갈 거예요

 

마지드, 올라오시라고 해
직접 보고 안심하시게

 

상황이 이래서
인사도 못 드렸네요

 

그대로 앉아 계세요

 

엄마가 올라와서 보신 뒤
갈 거예요

 

서두르지 마시고
숨 좀 고르세요

 

폐 끼쳐서 죄송해요

 

아빠, 앉아 계세요

 

앉을 수 있겠어요?

 

그래, 괜찮다

 

앉으세요

 

마지드

 

네, 장모님
여기 있어요

 

다행히
아버님은 무사하세요

 

어떻게 된 거예요?

 

아무 일 없었다

 

- 장모님, 여기예요
- 상태는?

 

괜찮으세요

 

그러게
가지 말라 했잖아

 

그렇게 고집부리더니

 

오, 신이시여…

 

다 신 덕분이야

 

그이 목소리
다시 듣게 해 달라고

 

여기 오는 내내
기도했어요

 

다 신 덕분이야

 

가지 말라고 했잖아
일하는 거 보기 싫어

 

이제 일 하지 마

 

마지드 일 도와주고
빨리 온다더니

 

어떻게 됐나 봐

 

이분들 아니었음
큰일 났을 거예요

 

운이 좋았어요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정말 고마워요, 부인

 

실례가 많네요

 

이이는 내 전부예요
정말 고마워요

 

내 목숨을
구해 준 것과 같아요

 

내 전부거든요

 

그만 하세요, 엄마

 

그만 가지

 

미안해요

 

다 챙기셨어요?
휴대폰은요?

 

차 열쇠…

 

- 안경은 어디 있어?
- 저한테 있어요

 

오세요, 드릴게요

 

- 내가 갖고 올게
- 갔다 와

 

본인이 직접
오셔야 해요

 

계산할 게 있거든요

 

오시죠

 

계산이라뇨?

 

목숨을 구한 거로
됐어요

 

이렇게 큰 폐를
끼쳤으니

 

돈은 안 주셔도 됩니다

 

어서 오세요

 

제가 대신 가도 될까요?

 

본인이 오셔야 해요

 

어서 오세요

 

먼저 내려가

 

혼자 갈게

 

그날 얼마를 두고
가셨어요?

 

얼마나 두고
갔냐고요

 

안 세 봤네

 

왜 그러세요?

 

당신 왜 그래?

 

세상에

 

상태가 다시
안 좋아졌어

 

이건 뭐죠?

 

어디서 난 거예요?

 

심장이 안 좋으세요?

 

내 가방 좀 줘

 

여기 앉아

 

잠깐 앉혀야겠어

 

상태가 영 안 좋아

 

마지드, 빨리 와

 

거의 다 왔어요

 

나 여기 있어, 여보

 

- 에스맛…
- 어머님

 

살살 내려

 

조심해, 마지드

 

에스맛…

 

나 여기 있어, 여보

 

다리를 쭉 펴 드려

 

제 말 들려요, 아빠?

 

어떻게 좀 해 봐

 

제 말 들리세요?

 

약 어딨어?

 

주머니 뒤져 봐

 

숨 쉬세요

 

위에 가서 약 찾아봐

 

바닥에 눕혀

 

잠깐만요

 

부인!

 

- 무슨 일이에요?
- 아빠 약 거기 있나요?

 

계단에서
쓰러지셨어요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심장 마사지를 하세요

 

제발 빨리 와 주세요

 

팔을 가슴 위에 쭉 뻗고
누르세요

 

알겠어요

 

등을 바닥에 대고
눕히세요

 

그렇게 했어요

 

두 손을 겹쳐서

 

가슴 위에 올리세요
두 팔을 쭉 뻗어서

 

- 얼굴이 파래요
- 제발요!

 

하다가 지치시면

 

딴 사람이
이어받아 하세요

 

안 움직여요

 

아무 반응 없어요

 

- 팔다리도요?
- 네

 

드시던 약을 먹일까요?

 

아무것도
먹이지 마시고

 

심장 마사지를 하세요

 

두 팔을 곧게 펴시고

 

서둘러 주세요

 

- 어디 계세요?
- 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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